제1막 8장 우주 [그곳에는 바닥도 중력도 없었다](2020.09.11)
"올라가는 내 모습 마치 하늘 향한 우주선
내 앞길은 창창해서 태양마저 갈 길을 비춰"
-Stray Kids, Boxer-

'ASTRONAUT' 뮤직비디오는 우리에게도 친숙한 공간인 옥상을 배경으로 시작됩니다. 아이들을 태운 빙빙이가 옥상 위에서 신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5장의 옥상에서 처음 등장했던 빙빙이는 드림머신 가운데 하나로, 스키즈가 본인의 의지로 직접 돌리며 깊은 꿈속으로 주체적으로 들어가게 해주는 기구라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꿈의 밑바닥인 림보를 탈출한 스키즈는 다시 얕은 잠을 자면서 전의식 속으로 돌아와 마지막 꿈의 공간인 우주로 여행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자욱한 안개를 뿜어내며 빙빙이가 돌아갑니다. 빙빙이 옆에는 활짝 열린 문이 있습니다. 문 안에서는 형형색색의 불빛이 새어나옵니다.

빙빙이를 돌리는 사람은 아이엔입니다. 꿈에서 가장 깨고 싶어 하지 않는 아이, 꿈속에 머무르고 싶은 아이. 지난 장에서는 꿈에서 깨어나겠다는 스키즈의 확신과 패기가 다른 모든 상념들을 압도할 만큼 강력했으므로 아이엔 역시 비장한 표정으로 형들과 행동을 같이했습니다.
하지만 다시 찾은 옥상 위에서 아이엔은 꿈속에 남고 싶다는 마음에 가득 찬 순수한 아이의 모습으로 되돌아왔습니다.

카메라는 정글짐 위에 앉아있는 방찬과 아이엔을 담습니다. 지금까지 옥상에 없었던 기구인 정글짐의 형태는 빌딩숲, 즉 도시를 연상시킵니다.
그러나 스키즈의 콤플렉스였던 도시는 이제 완전히 분해되고 해체되어 뼈대밖에 남지 않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붙잡고 있던 환상은 완전히 실체를 잃어버린 채 간신히 모습만 보전하고 있을 뿐 스키즈의 앞날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하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정글짐 위에 앉은 아이엔은 꿈 속 세상이 행복한 듯 역시나 환하게 웃고 있습니다. 한편 방찬은 손에 빨간 횃불을 들고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신호를 보내기라도 하는 듯한 모습입니다.

빙빙이 옆에는 전에 없던 밝은 LED 조명들이 생겼습니다.


조명과 함께 있는 빙빙이를 위에서 내려다보니 꼭 우주선처럼 보입니다. 아이엔이 열심히 돌리는 빙빙이를 타고 스키즈는 마지막 꿈의 공간인 우주로 빠르게 날아갑니다.
탐험을 떠나갈 거야 Right now
Young and free 두려울 건 없잖아
어디든 아지트가 될 거야
우주로 가자 Like an astronaut
Take off

그러나 화면이 전환된 뒤 나타나는 공간은 광활한 우주가 아닌 비좁고 갑갑한 엘리베이터 안입니다. 빨간색, 파란색, 보라색 등 색색의 불빛들로 가득 찬 엘리베이터에는 입구도 출구도 없습니다. 들어올 수도 나갈 수도 없는, 네모난 사각 상자 같은 꽉 막힌 공간.
로켓을 타고 날아온 공간이 고작 이런 답답한 공간일까요? 그렇다면 왜 5장과 7장에서는 아이들이 우주로 나갈 거라는 암시가 계속해서 등장했을까요? 어째서 'ASTRONAUT' 이라는 곡에서 스키즈는 계속해서 우주로 떠나자고 노래하는 걸까요?

그것은 스키즈 세계관에서 중력이 의식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중력이 없는 상태라는 건 의식이 없는 상태라는 말과 동일합니다. 따라서 이 엘리베이터 안은 완전한 무의식의 공간, 중력도 바닥도 없는 우주 공간입니다.
자신을 땅에 붙잡아두는 힘인 의식이 존재하지 않는 이곳에서는 아무리 강력한 의지를 가졌던 사람이라도 길을 잃고 헤맬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들을 인도해주던 밝은 빛이나 붉은색을 이 안에서는 제대로 찾을 수 없습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빛과 색은 모두 혼란스럽게 뒤섞이고 말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키즈는 이 공간으로 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자신을 영영 잊어버리고 말 수도 있다는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말입니다. 두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첫 번째 이유는 시스템 지배자들의 감시와 추격입니다. 이미 여러 번 설명했지만, 아이들에게 있어 의식이란 양날의 검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의식이 있기에 꿈 속에서 자신을 잃지 않고 여행할 수 있었지만 의식이 남아있는 한 시스템 지배자들에게 끊임없이 쫓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스키즈가 잠시나마 감시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었던 건, 즉 뮤비에 cctv가 등장하지 않았던 건 얕은 잠의 공간인 옥상에 있을 때와 '별생각' 뮤직비디오에서 림보에 갇혀 모든 걸 잊고 떠돌던 순간뿐이었습니다.
그러나 꿈의 밑바닥인 림보에서 영원히 떠돌면서 지낼 수는 없는 일입니다. 우리 모두는 이들이 언젠가 꿈에서 깨어나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완전히 의식을 잃어버리고 무중력 무의식의 우주로 들어가는 것은 스키즈가 시스템 지배자들에게 완전히 벗어나 꿈에서 깨어나기 위해서 한 번은 거쳐야 하는 단계였습니다.
아이들이 지난 장에서 마침내 감시자들의 눈을 피해 완벽하게 달아날 수 있었던 것은 무의식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는 문을 열고 그 너머로 향했기 때문입니다.


'MIROH' 뮤직비디오에서 필릭스 뒤로 지나가던 이미지들 중 로켓과 우주 공간 사진이 나타났던 것은 스키즈가 무의식의 우주로 가기를 원하며, 언젠가 그렇게 될 것이라는 암시였습니다.

로켓의 추진력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연료가 필요합니다. 로켓을 위로 쏘아 올려 비상하게 만든 연료는 DOUBLE KNOT의 주제였던 아이들의 '패기'였습니다.
지난 장에서 콤플렉스를 완전히 극복하고 확신에 가득 찬 스키즈는 패기라는 연료를 가득 채웠기에 드디어 스스로 로켓이 되어 우주라는 완전한 무의식 속으로 날아오를 수 있었습니다.





스키즈가 무의식의 우주로 올 수밖에 없었던 것이 단순히 감시를 피하기 위해서만은 아닙니다. 이들의 여정이 무의식을 향할 수밖에 없었던 두 번째이자 보다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옥상을 거쳐 도시로, 도시를 거쳐 YW로, YW를 거쳐 바닥으로, 마침내 바닥에서 날아올라 무의식의 우주로 향하는 스키즈의 모험에는 융이 말하는 인간 마음의 성장 원리가 들어있습니다.
융에 따르면,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인간의 마음은 끊임없는 전진과 퇴행을 되풀이하며 성장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전진과 퇴행은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라 밀물과 썰물처럼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앞으로 나아가면서 외부 세계와 접촉할 때가 있다면, 뒤로 숨어들어 자신의 내면과 만날 때도 있어야 하는 겁니다.
스키즈가 I am YOU의 의미를 발견해 진정한 자기(self)를 찾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의식과 의식이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퇴행의 과정이 필요합니다. 인간은 퇴행을 통해 무의식을 발견하기 때문입니다.
퇴행은 개성화의 요구를 충족시키고자 하는 생명의 필요로부터 솟아나온다(...)사람은 자신의 내적 세계에 적응해야만, 즉 자신과 조화를 이룬 상태에서만 이상적인 방식으로 외적 필요의 요구들을 충족시킬 수 있다.
-칼 융

스키즈가 5.5 장에서 무의식의 문을 여는 열쇠를 줍고 YW로 내려간 것은 퇴행을 통해서 무의식 속으로 들어가 자신의 마음을 탐구하고 성장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러나 이때까지만 해도 아이들은 여전히 강력한 콤플렉스에 사로잡혀 있었고 막막한 무의식을 향한 망설임과 두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그 결과 스키즈의 첫 번째 무의식 탐험은 실패로 끝났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포기하지 않고 꿈의 밑바닥에서 환상 속을 헤매이면서 날아오를 준비를 했습니다. 마침내 준비가 완료되고 DOUBLE KNOT을 묶은 아이들은 현진이 주운 열쇠로 다시 한 번 무의식의 문을 열고 패기 넘치는 우주선이 되어 탐험을 시작했습니다.

'DOUBLE KNOT' 뮤직비디오 전광판에 나타난 건 로켓이 아닌 우주 비행사였습니다.
로켓은 바닥에서 쏘아 올려져 추진력을 얻고 우주로 날아가는 장치인 반면, 우주 비행사는 중력이 없는 우주 공간을 스스로 유영하는 존재입니다 로켓은 지상에서 날아오를 때까지만 힘을 발휘합니다. 일단 우주에 도착한 이상 스키즈는 더 이상 로켓에 머물러 있을 수 없습니다. 로켓이 된 스키즈가 도달한 우주는 모든 생각과 감정이 사라져버린 완전한 무의식의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스키즈를 날아오르게 만들었던 연료인 강력한 '패기'조차도 무의식의 우주에서는 더 이상 의미가 없습니다. 지난 장까지만 확신에 가득 차고 패기에 넘쳤던 아이들은 이제 모든 것을 잊었습니다. 지금까지 이들을 지탱해주었던 힘이 전부 사라진 무중력 속에서 스키즈는 우주 비행사가 되어 열심히 팔다리를 휘저으면서 어떻게든 밖으로 나가는 문을 찾아야 합니다.

난 준비돼있어 이미 가방을 다 쌌고
I stayed up all night 설레서 잠도 못 잤어
I'm brave (I'm brave), I'm great (I'm great)
다 돼 내가 뭐를 하든 okay
준비 (준비) ready (ready) steady
이제 가자고 anywhere
그러나 아이들은 지금 잠시 길을 잃은 상태입니다. 꿈을 쫓는 아이인 한은 무의식 속에서 정신을 완전히 놓은 듯한 모습입니다. 자신이 용감하고 대단하고 뭐든 할 수 있다면서 무의식 속으로 더욱 깊숙히 들어가자는 소리나 하고 있네요. 사실은 입구도 출구도 없는 꿈의 엘리베이터 안에 완벽하게 갇힌 상태인데 말입니다.
한에게 그런 건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꿈을 쫓아 헬리베이터에 올라탔던 한은 마침내 자신이 그토록 원하던 깊은 꿈속에서 무엇이든 다 될 수 있다는 행복한 환상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다른 아이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출구 없는 엘리베이터에 탄 그들은 모두들 꿈 속에 푹 잠겨서 잠에서 깨어나겠다는 의지를 모두 상실한 채 무의식의 우주에서 길을 잃고 둥실둥실 떠다니고 있습니다.

완전히 의식을 잃고 자신을 잊어버린 스키즈는 출구 없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그저 즐겁고 행복하게 놀이에 몰두합니다.이런 상황에서 과연 꿈에서 나갈 방법을 찾을 수 있을까요.

그러나 다시 전환된 화면은 리더인 방찬이 어두운 방 안에 혼자 있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벽 사이에 위치한 작은 흰색 문으로 걸어가는 방찬. 멤버들을 위해 문을 여는 사람이자 길잡이인 그는 다행스럽게도 무의식 속에서 빠져나와 꿈의 출구 앞에 도달했습니다.

문 앞에 선 방찬은 아이들에게 무전기로 신호를 보내기 시작합니다. 앞서 방찬이 정글짐 위에서 붉은 횟불을 들고 있던 모습과 겹쳐지는 장면입니다.

신호는 파랗게 빛나는 신비로운 구슬 모양으로 옥상 위에 나타납니다. 하지만 놀이에 정신이 팔린 아이들은 이 신호를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현진만 빼면 말입니다.

자각몽을 꾸는 사람인 현진의 눈에는 파란 구슬이 보입니다. 다른 아이들은 아무도 현진이 이상하다는 걸 눈치채지 못하고 여전히 자기들끼리 재미있게 놀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의식의 문을 여는 열쇠를 주웠던 사람이자, 꿈의 감독이 된 현진은 무중력 속에서도 의식을 완전히 잃어버리지 않고 방찬이 보낸 신호를 발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현진이 방찬의 신호를 발견한 순간, 화면이 전환되면서 'STRAY KIDS LAUNCH'라는 글자가 나타납니다. 꿈의 바닥에서 신발끈을 두 번 묶은 다음 이륙(Take off)했던 우주선이 우주를 떠돌다가 마침내 최종 목적지를 향해서 출발(Launch)했습니다.




별들의 탄생과 죽음, 혹은 더 나아가 우주의 탄생 같기도 다양한 장면들이 연이어 지나갑니다. 스키즈의 진정한 출발을 축하하는 듯 모두 밝고 찬란한 이미지들입니다.

방찬이 보낸 신호를 찾은 현진은 복도를 따라 달려갑니다. 노란 조명이 어두운 복도를 비추고 있습니다.

그런 현진의 눈앞에 뼈대만 남은 트럭이 나타납니다. 모두 기억하시겠지만 이 트럭은 YELOW WOOD에서 아이들이 타고 나아가다가 고장나 멈춰섰던 문에 호랑이가 그려진 트럭과 똑같이 생겼습니다. 트럭을 통해 우리는 노란 조명이 밝혀진 이 공간이 YW를 상징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갑자기 트럭이 현진의 앞에서 번쩍거립니다. 트럭의 모습이 사라지고 누군가가 정교하게 랜더링을 해놓은 것 같은 모델링 이미지가 나타납니다. 스키즈가 타고 YW를 탐험했던 트럭 역시 스키즈의 소유가 아닌 지배자들이 설계하고 설치해놓은 물건이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그러니까 트럭은 고장날 수밖에 없었고, 트럭을 이용한 YW 탐험은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트럭을 보면서 현진은 무언가를 깨달은 듯한 표정을 짓습니다.


계속해서 어둠 속을 나아가던 현진은 노란 조명이 밝혀진 철조망에서 으스스한 모습으로 의식을 잃고 서있는 네 사람을 발견합니다. 리노, 승민, 한, 아이엔입니다.



이곳이 혼란스러운 꿈속 세계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스키즈는 지금 옥상 위에서 빙빙이를 돌리면서 놀고 있기도 하고 출구 없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신나게 춤추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실 그들은 마네킹처럼 생기 없고 창백한 모습으로 철조망 안에 갇혀 있습니다.
그러나 문 앞에서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는 방찬과 - 바로 뒤에 등장할 잠의 터널 입구를 지키고 있는 필릭스와 창빈, 그리고 구슬을 따라 따라 복도를 달려가는 현진은 갇히지 않았습니다. 이곳이 꿈속이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순수한 여행자들만 철조망 안에 있습니다.

현진은 철조망을 뚫고 아이들을 구해보려고 시도합니다. 그러나 잘 되지 않습니다.


아이엔에게 다가가 보지만 그는 밀랍인형처럼 딱딱하게 굳어서 허공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바로 그때 방찬이 보낸 또 다른 신호가 도착합니다.

퍼뜩 정신을 차린 현진은 철조망 앞을 떠나 다시 신호를 따라 달려가기 시작합니다.

그러자 딱딱하게 굳어 있던 아이엔이 손을 들어 방금 전까지 현진이 서 있었던 철조망을 붙잡습니다. 'I am YOU' 티저 이미지에서 현진과 함께 카메라를 빤히 응시하던 아이엔은 사실 전혀 의식을 잃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미 한참 전부터 현진처럼 자각몽을 꾸는 사람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놀랍게도 아이엔은 스키즈 멤버들 중 가장 먼저 자신이 꿈 속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습니다. 현진이나 방찬보다도 먼저 말입니다. 3장의 배경이 된 'MY PACE' 뮤직비디오에는 그가 진실을 깨닫고 미소를 짓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아이엔은 화려하고 신나는 꿈 속 세상에서 나가고 싶지 않기 때문에 계속해서 모두를 속이고 형들처럼 정신줄을 놓은 척 연기를 하고 있습니다.

미묘한 표정으로 현진이 달려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아이엔.

달려가던 현진 앞에 이번에는 박스 더미가 나타납니다. 이제 눈치채셨지만, 현진이 달려가는 복도는 아이들의 꿈 속 여정을 되밟는 길입니다. 이 박스 더미가 바로 아이들이 그토록 정복하길 원했던 CITY JUNGLE입니다. 미로를 의미하는 패턴이 박스 곳곳에 그려져 있습니다.

높이 쌓인 박스들이 현진이 가는 길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장에서 설명했다시피 현진은 이제 꿈속에서 주어진 역할을 수행하는 배우가 아니라 꿈을 다룰 수 있는 감독이 되었습니다.
꿈속에서는 원래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법입니다. 자신이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을 의식하기만 하면 말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자각몽이라고 부릅니다.

나를 막는 게 있다면 넘지 않고 빠샤 빠샤
갑자기 뭔가가 튀어나와도 난 빵야 빵야
순식간에 현진의 손에는 CITY JUNGLE의 모래더미에 박혀 있던 빨간 장난감 총이 쥐어집니다. 탕, 총을 쏜 현진은 단 한 발만으로 아주 쉽게 박스 더미를 무너트립니다.
지배자들이 만든 정교한 미로이자 스키즈의 눈에 까마득한 빌딩숲처럼 느껴졌던 CITY JUNGLE이 장난감 총 한 방에 와르르 무너져 내립니다. 무너진 박스 더미를 넘어 현진은 계속 나아갑니다.

박스 더미 너머로 보이는 건 'MY PACE' 뮤비의 배경이 된 터널 입구처럼 보이는 공간입니다.

'MY PACE' 뮤직비디오 후반부에서 스키즈는 잠의 터널 입구로 나가 꿈에서 깨어나 보려고 시도했지만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이번에도 터널 입구는 나무로 된 펠릿으로 가로막혀 있지만 이 펠릿은 현진이 얼마든지 치우고 지나갈 수 있는 허술한 장애물입니다.

익숙한 두 사람, 필릭스와 창빈이 터널 입구를 지키고 있습니다. 필릭스는 아이들의 마음(mind)을 의미하는 존재입니다.

창빈이 어떤 역할인지는 마지막 장에서 밝혀집니다. 터널 입구에서 두 사람은 묘한 표정으로 현진을 바라보지만 그가 나아가는 길을 방해하지는 않습니다. 나무 펠릿을 치운 현진은 계속해서 터널 입구를 향해 나아갑니다.



현진이 터널 입구로 나가는 순간 필릭스 뒤로 또다시 이미지들이 나타납니다. 이제 아이들의 마음 속에 지나가는 이미지는 간결하고 선명한 모습이 되었습니다. 5장에서 이미지와 어지럽게 뒤섞여 있던 문자들은 시스템의 추격이 끝남과 동시에 사라지고 없습니다.
문자가 시스템 지배자들이 억지로 주입시킨 생각이라면 이미지는 스키즈의 고유한 생각을 의미합니다. 필릭스 뒤로 다양한 이미지들이 지나갑니다. 그토록 집착했던 도시, 잠의 터널, 아이들의 기억 속에 희미하게 남아있는 수용소 어른들의 뒷모습, 스키즈가 도착한 무의식의 우주, 그리고 2장에서부터 등장했던 빨간 신호등이 아이들의 마음 속에서 떠올랐다 사라집니다.

가장 중요한 건 이 두 가지 이미지입니다. 철교와 달. 인셉션에서 가져온 상징물인 철교는 꿈에서 나가는 출구를 의미합니다. 그리고 달은 아이들의 자기(self) 탐구 여행을 의미하는 한편, 스키즈 세계관에서 가장 중요한 상징입니다. 달의 진정한 역할이 무엇인지는 마지막 장에서 밝혀질 예정입니다.

터널 입구에는 붉은 장막이 잔뜩 쳐져 있습니다. 포인세티아 꽃의 색깔이기도 한 붉은색은 항상 LIFE에 의미하는 색깔이었습니다. 잠의 터널을 되짚어와 출구 가까이에 도착한 현진의 눈앞에 펼쳐진 붉은 장막은 꿈 속 여행이 끝나가고 있으며 스키즈가 이제 정말 '인생'에 가까워졌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붉은 장막을 헤치고 지나가던 현진은 잠시 혼란을 느끼고 멈춰섭니다.

그런 현진에게 방찬이 또다시 무전기로 신호를 보냅니다.

그 신호는 현진의 앞에 무사히 도달해 마지막 구슬의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구슬을 발견하고 힘을 얻은 현진은 다시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합니다.


붉은 장막이 사라지자 이번에는 투명한 비닐 장막이 등장합니다. 자꾸만 몸을 휘감으며 앞길을 막는 납작당면 같은 비닐을 걷어내면서 현진은 계속 달려갑니다.

그런 현진의 앞에 나타난 건 눈부시도록 밝은 빛입니다. 2장에서 한이 멍하게 바라보고 있었던 빛, 3장의 터널 깊숙한 곳에서 새어나오던 빛, 5.5장에서 대합실을 빠져나간 아이들이 쫓아 달려가던 빛, 그 밝은 빛이 드디어 출처를 알아차릴 수 있을 만큼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빛을 따라 복도 밖으로 나가는 현진.

그러나 현진을 맞이한 바깥 공간은 어두운 밤 속에 잠겨 있습니다. 이상한 일입니다. 당장이라도 눈을 멀게 만들 만큼 밝은 빛을 뿜어내던 광원을 따라 달려왔는데 밖으로 나오자 정작 나타난 것은 밤이라니요.
하늘에는 또다시 두 개의 달이 떠있습니다. 6장과 7장에서 나타났던 모습과는 달리 선명하게 갈라진 두 달은 보름달에 가깝게 꽉 찬 모습입니다.


현진은 다리 위에 멈춰 서서 잠시 하늘을 바라봅니다.

잠시 후 무엇인가를 깨달은 듯 그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어립니다.

이윽고 현진은 달리기 시작합니다. 목적지를 확실하게 알고 있는 그는 빠른 속도로 다리를 건너 앞으로 나아갑니다. 이제 현진의 앞길을 막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다리를 건너 달려가던 현진은 마침내 문 앞에서 열심히 무전을 보내고 있던 방찬과 만납니다.

방찬은 현진을 바라보며 뿌듯한 표정을 짓습니다. 두 사람은 길잡이와 감독이라는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무의식의 우주에서 나가는 길을 찾아냈습니다. 이제 다른 멤버들을 데려올 때가 되었습니다.

방찬이라는 길잡이와 현진이라는 꿈의 감독이 일궈놓은 길을 따라 스키즈는 차례로 문 밖으로 나갑니다.


마지막으로 문 밖으로 나가는 사람은 필릭스입니다. 2장에서 수용소를 탈출했다고 굳게 믿으며 호기롭게 문을 닫고 나갔던 필릭스가 - 아이들의 마음이, 이제는 정말로 꿈에서 깰 준비를 마치고 무의식의 공간에서 문을 닫고 나갑니다.

지난 장에서 로켓이 되어 비상한 스키즈는 우주인이 되어 무의식의 우주를 유영한 다음 마침내 문을 찾아 밖으로 나왔습니다. 옥상으로 되돌아온 아이들은 우주복처럼 생긴 흰 점프슈트를 입고 있습니다.


또한 하늘에 둥둥 떠있는 옥상 역시 비행사들이 지상으로 돌아오기 전에 머무는 우주 정거장을 연상시킵니다.
아까 현진이 발사했던 빨간색 장난감 총이 다시 나타납니다. 이제 이 총은 방찬의 손에 있습니다. 복도에서 현진은 장난감 총으로 CITY JUNGLE의 박스들을 무너트렸습니다. 이제 방찬은 장난감 총으로 꿈 전체를 무너트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방찬이 하늘을 향해 발사한 총에서는 총알이 아닌 빛줄기가 쏘아 올려집니다. 이 빛줄기는 현실을 향해 보내는 스키즈의 신호탄이자, 킥의 전조입니다. 인셉션에서 킥의 전조는 노래입니다. 스키즈 세계관에서 이 전조는 신호탄의 형태로 나타납니다.



꿈에서 깨어날 시간이 다가옴에 따라 스키즈의 모습도 지직거리면서 사라질 듯 말 듯 기묘한 잡음으로 변합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개의치 않고 허공에 붕 떠있는 비현실적인 옥상을 건너뛰어 또 다른 옥상으로 향합니다. 우주 정류장을 떠난 비행사들이 무사히 지상으로 귀환했습니다.

무의식의 우주를 건너 마침내 돌아온 마지막 옥상. 화사하고 밝은 햇살이 내리쬐는 이곳은 말끔하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옥상에는 더 이상 빙빙이도, 정글짐도, 조명도 없습니다. 아이들은 티 없이 해맑은 표정으로 행복하게 귀환을 축하합니다.

ASTRONAUT 뮤비가 처음 시작할 때 등장했던 어둡고 어지러운 옥상 공간은 사라지고 없습니다. 아침햇살처럼 투명하게 반짝이는 햇빛은 이제 현실과 거의 비슷한 깨끗한 흰색입니다. 잠에서 깨어나기 직전, 가장 달콤하고 상쾌한 순간.

이젠 정말 꿈에서 깨어날 시간입니다. 킥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장면에서 카메라는 모두가 떠나가고 텅 빈 밤의 옥상을 다시 한번 화면에 담습니다.

아무래도 낙오자가 생긴 것 같습니다. 어두운 옥상에 홀로 남은 아이엔이 빙빙이를 향해 다가갑니다. 붉은 조명이 비치는 문은 여전히 활짝 열려 있지만 아이엔은 나갈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텅 빈 빙빙이 위에 혼자 앉은 아이엔. 형들과 함께 꿈 속에서 영원히 머무르고 싶었던 그의 바람은 모두 좌절되고 말았습니다. 이제 그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이엔은 마지막 장에서 모두와 함께 무사히 꿈에서 깨어날 수 있을까요.
이제 이야기는 9장(1) '사거리'로 이어집니다.
"올라가는 내 모습 마치 하늘 향한 우주선
내 앞길은 창창해서 태양마저 갈 길을 비춰"
-Stray Kids, Boxer-

'ASTRONAUT' 뮤직비디오는 우리에게도 친숙한 공간인 옥상을 배경으로 시작됩니다. 아이들을 태운 빙빙이가 옥상 위에서 신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5장의 옥상에서 처음 등장했던 빙빙이는 드림머신 가운데 하나로, 스키즈가 본인의 의지로 직접 돌리며 깊은 꿈속으로 주체적으로 들어가게 해주는 기구라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꿈의 밑바닥인 림보를 탈출한 스키즈는 다시 얕은 잠을 자면서 전의식 속으로 돌아와 마지막 꿈의 공간인 우주로 여행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자욱한 안개를 뿜어내며 빙빙이가 돌아갑니다. 빙빙이 옆에는 활짝 열린 문이 있습니다. 문 안에서는 형형색색의 불빛이 새어나옵니다.

빙빙이를 돌리는 사람은 아이엔입니다. 꿈에서 가장 깨고 싶어 하지 않는 아이, 꿈속에 머무르고 싶은 아이. 지난 장에서는 꿈에서 깨어나겠다는 스키즈의 확신과 패기가 다른 모든 상념들을 압도할 만큼 강력했으므로 아이엔 역시 비장한 표정으로 형들과 행동을 같이했습니다.
하지만 다시 찾은 옥상 위에서 아이엔은 꿈속에 남고 싶다는 마음에 가득 찬 순수한 아이의 모습으로 되돌아왔습니다.

카메라는 정글짐 위에 앉아있는 방찬과 아이엔을 담습니다. 지금까지 옥상에 없었던 기구인 정글짐의 형태는 빌딩숲, 즉 도시를 연상시킵니다.
그러나 스키즈의 콤플렉스였던 도시는 이제 완전히 분해되고 해체되어 뼈대밖에 남지 않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붙잡고 있던 환상은 완전히 실체를 잃어버린 채 간신히 모습만 보전하고 있을 뿐 스키즈의 앞날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하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정글짐 위에 앉은 아이엔은 꿈 속 세상이 행복한 듯 역시나 환하게 웃고 있습니다. 한편 방찬은 손에 빨간 횃불을 들고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신호를 보내기라도 하는 듯한 모습입니다.

빙빙이 옆에는 전에 없던 밝은 LED 조명들이 생겼습니다.


조명과 함께 있는 빙빙이를 위에서 내려다보니 꼭 우주선처럼 보입니다. 아이엔이 열심히 돌리는 빙빙이를 타고 스키즈는 마지막 꿈의 공간인 우주로 빠르게 날아갑니다.
탐험을 떠나갈 거야 Right now
Young and free 두려울 건 없잖아
어디든 아지트가 될 거야
우주로 가자 Like an astronaut
Take off

그러나 화면이 전환된 뒤 나타나는 공간은 광활한 우주가 아닌 비좁고 갑갑한 엘리베이터 안입니다. 빨간색, 파란색, 보라색 등 색색의 불빛들로 가득 찬 엘리베이터에는 입구도 출구도 없습니다. 들어올 수도 나갈 수도 없는, 네모난 사각 상자 같은 꽉 막힌 공간.
로켓을 타고 날아온 공간이 고작 이런 답답한 공간일까요? 그렇다면 왜 5장과 7장에서는 아이들이 우주로 나갈 거라는 암시가 계속해서 등장했을까요? 어째서 'ASTRONAUT' 이라는 곡에서 스키즈는 계속해서 우주로 떠나자고 노래하는 걸까요?

그것은 스키즈 세계관에서 중력이 의식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중력이 없는 상태라는 건 의식이 없는 상태라는 말과 동일합니다. 따라서 이 엘리베이터 안은 완전한 무의식의 공간, 중력도 바닥도 없는 우주 공간입니다.
자신을 땅에 붙잡아두는 힘인 의식이 존재하지 않는 이곳에서는 아무리 강력한 의지를 가졌던 사람이라도 길을 잃고 헤맬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들을 인도해주던 밝은 빛이나 붉은색을 이 안에서는 제대로 찾을 수 없습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빛과 색은 모두 혼란스럽게 뒤섞이고 말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키즈는 이 공간으로 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자신을 영영 잊어버리고 말 수도 있다는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말입니다. 두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첫 번째 이유는 시스템 지배자들의 감시와 추격입니다. 이미 여러 번 설명했지만, 아이들에게 있어 의식이란 양날의 검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의식이 있기에 꿈 속에서 자신을 잃지 않고 여행할 수 있었지만 의식이 남아있는 한 시스템 지배자들에게 끊임없이 쫓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스키즈가 잠시나마 감시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었던 건, 즉 뮤비에 cctv가 등장하지 않았던 건 얕은 잠의 공간인 옥상에 있을 때와 '별생각' 뮤직비디오에서 림보에 갇혀 모든 걸 잊고 떠돌던 순간뿐이었습니다.
그러나 꿈의 밑바닥인 림보에서 영원히 떠돌면서 지낼 수는 없는 일입니다. 우리 모두는 이들이 언젠가 꿈에서 깨어나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완전히 의식을 잃어버리고 무중력 무의식의 우주로 들어가는 것은 스키즈가 시스템 지배자들에게 완전히 벗어나 꿈에서 깨어나기 위해서 한 번은 거쳐야 하는 단계였습니다.
아이들이 지난 장에서 마침내 감시자들의 눈을 피해 완벽하게 달아날 수 있었던 것은 무의식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는 문을 열고 그 너머로 향했기 때문입니다.


'MIROH' 뮤직비디오에서 필릭스 뒤로 지나가던 이미지들 중 로켓과 우주 공간 사진이 나타났던 것은 스키즈가 무의식의 우주로 가기를 원하며, 언젠가 그렇게 될 것이라는 암시였습니다.

로켓의 추진력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연료가 필요합니다. 로켓을 위로 쏘아 올려 비상하게 만든 연료는 DOUBLE KNOT의 주제였던 아이들의 '패기'였습니다.
지난 장에서 콤플렉스를 완전히 극복하고 확신에 가득 찬 스키즈는 패기라는 연료를 가득 채웠기에 드디어 스스로 로켓이 되어 우주라는 완전한 무의식 속으로 날아오를 수 있었습니다.





스키즈가 무의식의 우주로 올 수밖에 없었던 것이 단순히 감시를 피하기 위해서만은 아닙니다. 이들의 여정이 무의식을 향할 수밖에 없었던 두 번째이자 보다 더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옥상을 거쳐 도시로, 도시를 거쳐 YW로, YW를 거쳐 바닥으로, 마침내 바닥에서 날아올라 무의식의 우주로 향하는 스키즈의 모험에는 융이 말하는 인간 마음의 성장 원리가 들어있습니다.
융에 따르면,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인간의 마음은 끊임없는 전진과 퇴행을 되풀이하며 성장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전진과 퇴행은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라 밀물과 썰물처럼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앞으로 나아가면서 외부 세계와 접촉할 때가 있다면, 뒤로 숨어들어 자신의 내면과 만날 때도 있어야 하는 겁니다.
스키즈가 I am YOU의 의미를 발견해 진정한 자기(self)를 찾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의식과 의식이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퇴행의 과정이 필요합니다. 인간은 퇴행을 통해 무의식을 발견하기 때문입니다.
"퇴행은 개성화의 요구를 충족시키고자 하는 생명의 필요로부터 솟아나온다(...)사람은 자신의 내적 세계에 적응해야만, 즉 자신과 조화를 이룬 상태에서만 이상적인 방식으로 외적 필요의 요구들을 충족시킬 수 있다."
-칼 융

스키즈가 5.5 장에서 무의식의 문을 여는 열쇠를 줍고 YW로 내려간 것은 퇴행을 통해서 무의식 속으로 들어가 자신의 마음을 탐구하고 성장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러나 이때까지만 해도 아이들은 여전히 강력한 콤플렉스에 사로잡혀 있었고 막막한 무의식을 향한 망설임과 두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그 결과 스키즈의 첫 번째 무의식 탐험은 실패로 끝났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포기하지 않고 꿈의 밑바닥에서 환상 속을 헤매이면서 날아오를 준비를 했습니다. 마침내 준비가 완료되고 DOUBLE KNOT을 묶은 아이들은 현진이 주운 열쇠로 다시 한 번 무의식의 문을 열고 패기 넘치는 우주선이 되어 탐험을 시작했습니다.

'DOUBLE KNOT' 뮤직비디오 전광판에 나타난 건 로켓이 아닌 우주 비행사였습니다.
로켓은 바닥에서 쏘아 올려져 추진력을 얻고 우주로 날아가는 장치인 반면, 우주 비행사는 중력이 없는 우주 공간을 스스로 유영하는 존재입니다 로켓은 지상에서 날아오를 때까지만 힘을 발휘합니다. 일단 우주에 도착한 이상 스키즈는 더 이상 로켓에 머물러 있을 수 없습니다. 로켓이 된 스키즈가 도달한 우주는 모든 생각과 감정이 사라져버린 완전한 무의식의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스키즈를 날아오르게 만들었던 연료인 강력한 '패기'조차도 무의식의 우주에서는 더 이상 의미가 없습니다. 지난 장까지만 확신에 가득 차고 패기에 넘쳤던 아이들은 이제 모든 것을 잊었습니다. 지금까지 이들을 지탱해주었던 힘이 전부 사라진 무중력 속에서 스키즈는 우주 비행사가 되어 열심히 팔다리를 휘저으면서 어떻게든 밖으로 나가는 문을 찾아야 합니다.

난 준비돼있어 이미 가방을 다 쌌고
I stayed up all night 설레서 잠도 못 잤어
I'm brave (I'm brave), I'm great (I'm great)
다 돼 내가 뭐를 하든 okay
준비 (준비) ready (ready) steady
이제 가자고 anywhere
그러나 아이들은 지금 잠시 길을 잃은 상태입니다. 꿈을 쫓는 아이인 한은 무의식 속에서 정신을 완전히 놓은 듯한 모습입니다. 자신이 용감하고 대단하고 뭐든 할 수 있다면서 무의식 속으로 더욱 깊숙히 들어가자는 소리나 하고 있네요. 사실은 입구도 출구도 없는 꿈의 엘리베이터 안에 완벽하게 갇힌 상태인데 말입니다.
한에게 그런 건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꿈을 쫓아 헬리베이터에 올라탔던 한은 마침내 자신이 그토록 원하던 깊은 꿈속에서 무엇이든 다 될 수 있다는 행복한 환상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다른 아이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출구 없는 엘리베이터에 탄 그들은 모두들 꿈 속에 푹 잠겨서 잠에서 깨어나겠다는 의지를 모두 상실한 채 무의식의 우주에서 길을 잃고 둥실둥실 떠다니고 있습니다.

완전히 의식을 잃고 자신을 잊어버린 스키즈는 출구 없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그저 즐겁고 행복하게 놀이에 몰두합니다.이런 상황에서 과연 꿈에서 나갈 방법을 찾을 수 있을까요.

그러나 다시 전환된 화면은 리더인 방찬이 어두운 방 안에 혼자 있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벽 사이에 위치한 작은 흰색 문으로 걸어가는 방찬. 멤버들을 위해 문을 여는 사람이자 길잡이인 그는 다행스럽게도 무의식 속에서 빠져나와 꿈의 출구 앞에 도달했습니다.

문 앞에 선 방찬은 아이들에게 무전기로 신호를 보내기 시작합니다. 앞서 방찬이 정글짐 위에서 붉은 횟불을 들고 있던 모습과 겹쳐지는 장면입니다.

신호는 파랗게 빛나는 신비로운 구슬 모양으로 옥상 위에 나타납니다. 하지만 놀이에 정신이 팔린 아이들은 이 신호를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현진만 빼면 말입니다.

자각몽을 꾸는 사람인 현진의 눈에는 파란 구슬이 보입니다. 다른 아이들은 아무도 현진이 이상하다는 걸 눈치채지 못하고 여전히 자기들끼리 재미있게 놀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의식의 문을 여는 열쇠를 주웠던 사람이자, 꿈의 감독이 된 현진은 무중력 속에서도 의식을 완전히 잃어버리지 않고 방찬이 보낸 신호를 발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현진이 방찬의 신호를 발견한 순간, 화면이 전환되면서 'STRAY KIDS LAUNCH'라는 글자가 나타납니다. 꿈의 바닥에서 신발끈을 두 번 묶은 다음 이륙(Take off)했던 우주선이 우주를 떠돌다가 마침내 최종 목적지를 향해서 출발(Launch)했습니다.




별들의 탄생과 죽음, 혹은 더 나아가 우주의 탄생 같기도 다양한 장면들이 연이어 지나갑니다. 스키즈의 진정한 출발을 축하하는 듯 모두 밝고 찬란한 이미지들입니다.

방찬이 보낸 신호를 찾은 현진은 복도를 따라 달려갑니다. 노란 조명이 어두운 복도를 비추고 있습니다.

그런 현진의 눈앞에 뼈대만 남은 트럭이 나타납니다. 모두 기억하시겠지만 이 트럭은 YELOW WOOD에서 아이들이 타고 나아가다가 고장나 멈춰섰던 문에 호랑이가 그려진 트럭과 똑같이 생겼습니다. 트럭을 통해 우리는 노란 조명이 밝혀진 이 공간이 YW를 상징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갑자기 트럭이 현진의 앞에서 번쩍거립니다. 트럭의 모습이 사라지고 누군가가 정교하게 랜더링을 해놓은 것 같은 모델링 이미지가 나타납니다. 스키즈가 타고 YW를 탐험했던 트럭 역시 스키즈의 소유가 아닌 지배자들이 설계하고 설치해놓은 물건이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그러니까 트럭은 고장날 수밖에 없었고, 트럭을 이용한 YW 탐험은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트럭을 보면서 현진은 무언가를 깨달은 듯한 표정을 짓습니다.


계속해서 어둠 속을 나아가던 현진은 노란 조명이 밝혀진 철조망에서 으스스한 모습으로 의식을 잃고 서있는 네 사람을 발견합니다. 리노, 승민, 한, 아이엔입니다.



이곳이 혼란스러운 꿈속 세계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스키즈는 지금 옥상 위에서 빙빙이를 돌리면서 놀고 있기도 하고 출구 없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신나게 춤추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실 그들은 마네킹처럼 생기 없고 창백한 모습으로 철조망 안에 갇혀 있습니다.
그러나 문 앞에서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는 방찬과 - 바로 뒤에 등장할 잠의 터널 입구를 지키고 있는 필릭스와 창빈, 그리고 구슬을 따라 따라 복도를 달려가는 현진은 갇히지 않았습니다. 이곳이 꿈속이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순수한 여행자들만 철조망 안에 있습니다.

현진은 철조망을 뚫고 아이들을 구해보려고 시도합니다. 그러나 잘 되지 않습니다.


아이엔에게 다가가 보지만 그는 밀랍인형처럼 딱딱하게 굳어서 허공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그때, 방찬이 보낸 또 다른 신호가 도착합니다.

퍼뜩 정신을 차린 현진은 철조망 앞을 떠나 다시 신호를 따라 달려가기 시작합니다.

그러자 딱딱하게 굳어 있던 아이엔이 손을 들어 방금 전까지 현진이 서 있었던 철조망을 붙잡습니다. 'I am YOU' 티저 이미지에서 현진과 함께 카메라를 빤히 응시하던 아이엔은 사실 전혀 의식을 잃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미 한참 전부터 현진처럼 자각몽을 꾸는 사람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놀랍게도 아이엔은 스키즈 멤버들 중 가장 먼저 자신이 꿈 속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습니다. 현진이나 방찬보다도 먼저 말입니다. 3장의 배경이 된 'MY PACE' 뮤직비디오에는 그가 진실을 깨닫고 미소를 짓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아이엔은 화려하고 신나는 꿈 속 세상에서 나가고 싶지 않기 때문에 계속해서 모두를 속이고 형들처럼 정신줄을 놓은 척 연기를 하고 있습니다.

미묘한 표정으로 현진이 달려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아이엔.

달려가던 현진 앞에 이번에는 박스 더미가 나타납니다. 이제 눈치채셨지만, 현진이 달려가는 복도는 아이들의 꿈 속 여정을 되밟는 길입니다. 이 박스 더미가 바로 아이들이 그토록 정복하길 원했던 CITY JUNGLE입니다. 미로를 의미하는 패턴이 박스 곳곳에 그려져 있습니다.

높이 쌓인 박스들이 현진이 가는 길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장에서 설명했다시피 현진은 이제 꿈속에서 주어진 역할을 수행하는 배우가 아니라 꿈을 다룰 수 있는 감독이 되었습니다.
꿈속에서는 원래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법입니다. 자신이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을 의식하기만 하면 말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자각몽이라고 부릅니다.

나를 막는 게 있다면 넘지 않고 빠샤 빠샤
갑자기 뭔가가 튀어나와도 난 빵야 빵야
순식간에 현진의 손에는 CITY JUNGLE의 모래더미에 박혀 있던 빨간 장난감 총이 쥐어집니다. 탕, 총을 쏜 현진은 단 한 발만으로 아주 쉽게 박스 더미를 무너트립니다.
지배자들이 만든 정교한 미로이자 스키즈의 눈에 까마득한 빌딩숲처럼 느껴졌던 CITY JUNGLE이 장난감 총 한 방에 와르르 무너져 내립니다. 무너진 박스 더미를 넘어 현진은 계속 나아갑니다.

박스 더미 너머로 보이는 건 'MY PACE' 뮤비의 배경이 된 터널 입구처럼 보이는 공간입니다.

'MY PACE' 뮤직비디오 후반부에서 스키즈는 잠의 터널 입구로 나가 꿈에서 깨어나 보려고 시도했지만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이번에도 터널 입구는 나무로 된 펠릿으로 가로막혀 있지만 이 펠릿은 현진이 얼마든지 치우고 지나갈 수 있는 허술한 장애물입니다.

익숙한 두 사람, 필릭스와 창빈이 터널 입구를 지키고 있습니다. 필릭스는 아이들의 마음(mind)을 의미하는 존재입니다.

창빈이 어떤 역할인지는 마지막 장에서 밝혀집니다. 터널 입구에서 두 사람은 묘한 표정으로 현진을 바라보지만 그가 나아가는 길을 방해하지는 않습니다. 나무 펠릿을 치운 현진은 계속해서 터널 입구를 향해 나아갑니다.



현진이 터널 입구로 나가는 순간 필릭스 뒤로 또다시 이미지들이 나타납니다. 이제 아이들의 마음 속에 지나가는 이미지는 간결하고 선명한 모습이 되었습니다. 5장에서 이미지와 어지럽게 뒤섞여 있던 문자들은 시스템의 추격이 끝남과 동시에 사라지고 없습니다.
문자가 시스템 지배자들이 억지로 주입시킨 생각이라면 이미지는 스키즈의 고유한 생각을 의미합니다. 필릭스 뒤로 다양한 이미지들이 지나갑니다. 그토록 집착했던 도시, 잠의 터널, 아이들의 기억 속에 희미하게 남아있는 수용소 어른들의 뒷모습, 스키즈가 도착한 무의식의 우주, 그리고 2장에서부터 등장했던 빨간 신호등이 아이들의 마음 속에서 떠올랐다 사라집니다.

가장 중요한 건 이 두 가지 이미지입니다. 철교와 달. 인셉션에서 가져온 상징물인 철교는 꿈에서 나가는 출구를 의미합니다. 그리고 달은 아이들의 자기(self) 탐구 여행을 의미하는 한편, 스키즈 세계관에서 가장 중요한 상징입니다. 달의 진정한 역할이 무엇인지는 마지막 장에서 밝혀질 예정입니다.

터널 입구에는 붉은 장막이 잔뜩 쳐져 있습니다. 포인세티아 꽃의 색깔이기도 한 붉은색은 항상 LIFE에 의미하는 색깔이었습니다. 잠의 터널을 되짚어와 출구 가까이에 도착한 현진의 눈앞에 펼쳐진 붉은 장막은 꿈 속 여행이 끝나가고 있으며 스키즈가 이제 정말 '인생'에 가까워졌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붉은 장막을 헤치고 지나가던 현진은 잠시 혼란을 느끼고 멈춰섭니다.


그런 현진에게 방찬이 또다시 무전기로 신호를 보냅니다.
그 신호는 현진의 앞에 무사히 도달해 마지막 구슬의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구슬을 발견하고 힘을 얻은 현진은 다시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합니다.


붉은 장막이 사라지자 이번에는 투명한 비닐 장막이 등장합니다. 자꾸만 몸을 휘감으며 앞길을 막는 납작당면 같은 비닐을 걷어내면서 현진은 계속 달려갑니다.

그런 현진의 앞에 나타난 건 눈부시도록 밝은 빛입니다. 2장에서 한이 멍하게 바라보고 있었던 빛, 3장의 터널 깊숙한 곳에서 새어나오던 빛, 5.5장에서 대합실을 빠져나간 아이들이 쫓아 달려가던 빛, 그 밝은 빛이 드디어 출처를 알아차릴 수 있을 만큼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빛을 따라 복도 밖으로 나가는 현진.

그러나 현진을 맞이한 바깥 공간은 어두운 밤 속에 잠겨 있습니다. 이상한 일입니다. 당장이라도 눈을 멀게 만들 만큼 밝은 빛을 뿜어내던 광원을 따라 달려왔는데 밖으로 나오자 정작 나타난 것은 밤이라니요.
하늘에는 또다시 두 개의 달이 떠있습니다. 6장과 7장에서 나타났던 모습과는 달리 선명하게 갈라진 두 달은 보름달에 가깝게 꽉 찬 모습입니다.


현진은 다리 위에 멈춰 서서 잠시 하늘을 바라봅니다.

잠시 후 무엇인가를 깨달은 듯 그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어립니다.

이윽고 현진은 달리기 시작합니다. 목적지를 확실하게 알고 있는 그는 빠른 속도로 다리를 건너 앞으로 나아갑니다. 이제 현진의 앞길을 막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다리를 건너 달려가던 현진은 마침내 문 앞에서 열심히 무전을 보내고 있던 방찬과 만납니다.

방찬은 현진을 바라보며 뿌듯한 표정을 짓습니다. 두 사람은 길잡이와 감독이라는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무의식의 우주에서 나가는 길을 찾아냈습니다. 이제 다른 멤버들을 데려올 때가 되었습니다.

방찬이라는 길잡이와 현진이라는 꿈의 감독이 일궈놓은 길을 따라 스키즈는 차례로 문 밖으로 나갑니다.


마지막으로 문 밖으로 나가는 사람은 필릭스입니다. 2장에서 수용소를 탈출했다고 굳게 믿으며 호기롭게 문을 닫고 나갔던 필릭스가 - 아이들의 마음이, 이제는 정말로 꿈에서 깰 준비를 마치고 무의식의 공간에서 문을 닫고 나갑니다.

지난 장에서 로켓이 되어 비상한 스키즈는 우주인이 되어 무의식의 우주를 유영한 다음 마침내 문을 찾아 밖으로 나왔습니다. 옥상으로 되돌아온 아이들은 우주복처럼 생긴 흰 점프슈트를 입고 있습니다.


또한 하늘에 둥둥 떠있는 옥상 역시 비행사들이 지상으로 돌아오기 전에 머무는 우주 정거장을 연상시킵니다.
아까 현진이 발사했던 빨간색 장난감 총이 다시 나타납니다. 이제 이 총은 방찬의 손에 있습니다. 복도에서 현진은 장난감 총으로 CITY JUNGLE의 박스들을 무너트렸습니다. 이제 방찬은 장난감 총으로 꿈 전체를 무너트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방찬이 하늘을 향해 발사한 총에서는 총알이 아닌 빛줄기가 쏘아 올려집니다. 이 빛줄기는 현실을 향해 보내는 스키즈의 신호탄이자, 킥의 전조입니다. 인셉션에서 킥의 전조는 노래입니다. 스키즈 세계관에서 이 전조는 신호탄의 형태로 나타납니다.



꿈에서 깨어날 시간이 다가옴에 따라 스키즈의 모습도 지직거리면서 사라질 듯 말 듯 기묘한 잡음으로 변합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개의치 않고 허공에 붕 떠있는 비현실적인 옥상을 건너뛰어 또 다른 옥상으로 향합니다. 우주 정류장을 떠난 비행사들이 무사히 지상으로 귀환했습니다.

무의식의 우주를 건너 마침내 돌아온 마지막 옥상. 화사하고 밝은 햇살이 내리쬐는 이곳은 말끔하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옥상에는 더 이상 빙빙이도, 정글짐도, 조명도 없습니다. 아이들은 티 없이 해맑은 표정으로 행복하게 귀환을 축하합니다.

ASTRONAUT 뮤비가 처음 시작할 때 등장했던 어둡고 어지러운 옥상 공간은 사라지고 없습니다. 아침햇살처럼 투명하게 반짝이는 햇빛은 이제 현실과 거의 비슷한 깨끗한 흰색입니다. 잠에서 깨어나기 직전, 가장 달콤하고 상쾌한 순간.

이젠 정말 꿈에서 깨어날 시간입니다. 킥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장면에서 카메라는 모두가 떠나가고 텅 빈 밤의 옥상을 다시 한번 화면에 담습니다.

아무래도 낙오자가 생긴 것 같습니다. 어두운 옥상에 홀로 남은 아이엔이 빙빙이를 향해 다가갑니다. 붉은 조명이 비치는 문은 여전히 활짝 열려 있지만 아이엔은 나갈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텅 빈 빙빙이 위에 혼자 앉은 아이엔. 형들과 함께 꿈 속에서 영원히 머무르고 싶었던 그의 바람은 모두 좌절되고 말았습니다. 이제 그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이엔은 마지막 장에서 모두와 함께 무사히 꿈에서 깨어날 수 있을까요.
이제 이야기는 9장(1) '사거리'로 이어집니다.
8장의 배경이 된 영상